승산마을

부의 기운이 흐르는 성지, 진주 승산마을: 대한민국 1%의 철학을 만나다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어떻게 그 부를 일궜으며, 어떤 정신으로 부의 가치를 지켜냈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경남 진주의 조용한 외곽, 지수면에 위치한 승산마을은 그 해답을 품고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닦은 거물들이 유년 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오늘은 그저 ‘돈복’ 있는 동네를 넘어, 나눔과 상생의 미학이 살아 숨 쉬는 승산마을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명당 중의 명당, 지리적 영험함에 대하여

남해고속도로 지수 IC를 지나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묘한 ‘평온함’입니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곳의 공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죠.

승산마을

이곳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형세를 띠고 있습니다. 마을 뒤로는 방어산의 듬직한 정기가 흐르고, 앞에는 굽이치는 남강이 재물을 감싸 안듯 흐릅니다. 풍수 전문가들은 이곳을 ‘금구몰니형(金龜沒泥形)’이라 부릅니다. 금거북이가 진흙 속으로 들어가는 형국인데, 이는 자손이 번창하고 대대로 풍요가 끊이지 않는 길지 중의 길지를 뜻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땅의 기운 때문만일까요? 승산마을의 진정한 가치는 이 땅 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됩니다.

‘솥바위’가 예언한 세 명의 거인

남강 물줄기 한가운데에는 솥뚜껑을 닮은 거대한 바위인 ‘정암(솥바위)’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이 바위를 중심으로 사방 20리(약 8km) 안에서 세 명의 국부(國富)가 탄생할 것이라는 설화가 전해졌습니다. 당시엔 그저 근거 없는 낭설로 치부되었을지 모르나, 세월이 흘러 이는 경이로운 현실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 지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이 세 거물이 한마을에서 꿈을 키웠다는 사실은 세계 경영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놀라운 기록입니다.

상생의 DNA: 구(具)씨와 허(許)씨의 아름다운 동행

승산마을의 가장 독특한 점은 능성 구씨김해 허씨 두 가문이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불협화음 없이 공존해왔다는 점입니다. 본래 권세를 가진 가문들이 한 공간에 모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들은 혼인과 협력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웠습니다.

이들의 ‘동업 정신’은 현대 경영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구인회 회장이 처음 사업의 닻을 올릴 때, 허만정 회장은 자신의 자본을 선뜻 내놓으며 아들을 맡겼습니다. 이는 훗날 LG와 GS가 수십 년간 아름다운 파트너십을 유지하다가 잡음 하나 없이 계열 분리를 이뤄낸 ‘아름다운 이별’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흉년이 들면 곳간을 열어 굶주린 이웃을 돌봤고, 교육이 나라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학교 설립에 앞장섰습니다. “혼자만 잘사는 부자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이곳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K-기업가정신’의 산실

현재 승산마을은 과거의 영광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가치를 더해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로 거듭났습니다.

  • 지수초등학교의 변신: 폐교되었던 이곳은 이제 전 세계 경영인들과 학생들이 찾는 교육의 장이 되었습니다. 운동장에는 재벌 총수들이 함께 심었다는 ‘재벌 소나무’가 여전히 기품 있게 서 있습니다.
  • 고택 한옥 스테이: 낡은 담장 너머로 보존된 생가들은 이제 누구나 머물며 부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숙박 시설과 테마길로 정비되었습니다.
  • 부자길 트레킹: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산책로는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닙니다. 각 구간마다 기업가들의 철학과 삶의 궤적을 스토리텔링으로 입혀 방문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현장에서 느낀 절제와 겸손의 미학

직접 발길을 옮겨본 승산마을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재벌 동네’라 하여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저택들이 즐비할 줄 알았으나, 실제 마주한 고택들은 소박하고 정갈했습니다. 담장은 낮았고, 마당은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깨달은 것은 진정한 풍요는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함에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부를 뽐내기보다 이웃의 눈높이에 맞춘 낮은 담장이야말로 이곳에서 배출된 기업가들이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해 질 녘, 고즈넉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수십 년 전 이곳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토론했을 청년 기업가들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당신의 가슴 속에 잠든 거인을 깨울 시간

진주 승산마을은 단순히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을 빌러 가는 곳이 아닙니다. 타인과 화합하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얻은 것을 나눌 줄 아는 ‘부자의 철학’을 배우는 곳입니다. 삶의 방향성을 잃었거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면, 이곳의 고요한 공기 속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기분 좋은 기운이 가득한 승산마을, 이번 주말에 직접 방문하여 그 특별한 에너지를 직접 체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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